𝘾𝙊𝙎𝙈𝙊𝙎 - 결함

어릴 때 빵도 훔쳐보고, 이거 저거 신고가 안될 정도의 치기 어린 가벼운 절도는 했지만, 감옥에 들어갈 정도로 죄는 안 지었습니다. 제발, 제발... (이미 기도로 회개하는 죄수 체험 100% 즐기는 중.)
죄수번호 24601. 눈이 왜 이러지요.
Look down! (눈 껌뻑) 왜, 충혈됐어?
색이 달라졌어요. (뚫어져라 본다.)
그, 그렇게 빤히 보면 부끄러워잉. (정적) ……. (입만 뻐끔뻐끔) …무슨 색으로 바뀌었는데? 놀리는 거 아니지?
원래는 다른 색이었는데. 좀 더...... (적당한 단어를 못 찾고-작가의 가오가 살지 않는다.- 손 휘적휘적.) 아무튼, 달랐는데. 모르겠어요, 차이를?
(답답한지 됐다는 듯 손사래를 친다. 마을 인가로 향해 거울을 찾더니 무던하게 얼굴을 살펴본다. 콧노래까지는 덤.) 다르긴 뭘. 이렇게 예~쁘장한데. (눈을 크게 뜨더니 양 볼을 손으로 찹 만진다.) 더워라. 개운하게 씻고 옷 좀 갈아입고 싶다….
(결함이 어쩌고 이치가 어쩌고 하는 말을 떠올렸다. 하필 이런 게 걸릴 게 뭐람. 얕고 짧은 한숨.) 여기선 그래도 좀 쾌적하게 지낼 수 있겠던데요. 분위기도 레마가 딱 좋아하는 분위기고.
잠깐 슈트는 벗어 던지고 매혹의 집시로 다시 태어날까? (늘 그렇듯 의기양양한 얼굴과 도발적인 검지로 삿대질한다.) 옷을 빌려달라는 걸 계기로, 우선 여기 있는 사람들이랑 빨리 친해져야겠어. 재밌는 이야기도 듣고, 죽어라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그럼 또 자기 전에 아까의 *버그*를 떠올리며 밤을 지새우고……. (이건 좀 싫다.)
그럴 옷이 있긴 해요? 레마의 취향을 맞추려면 사람들한테 옷을 한 무더기는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웃었다.) 아까의 버그는 꽤 재밌긴 했죠. 그런 거 일부러 유도할 수는 없는 걸까요. (골똘.)
있긴 하냐고? (허리춤에 손을 대고선 가만 바라본다. 그러다 몇 번 잔상이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옷 무더기를 가져온다. 이제부터 골라보자!) 아니이. 재미없었어. 어차피 걘 다시 온다고 했잖아! (양손을 마주 잡는다.) 그것보단 축제나 즐기자니까! 자꾸 너의 흥미 본위적인 말 그만해, 응? (어쩐지 초조하다.)
이런. (뭔가 '출동' 버튼을 눌러 버린 기분이... 아무튼 뒤적거리면서 찾기 시작했다. 집시 이미지라는 거 뭐지. 이쯤에서 약간 범죄적(?) 영화의 이미지들이 주르르 지나가는 중.) 이런 데서 흥미라도 안 찾으면 뭘 해요? 3시간 안에 집 가고 싶어지기나 할 텐데. (그러다 가만 봤다.) 낌새가 이상하시네요?
이거 괜찮지? (생각보다 수수한―지극히 레마의 기준으로― 옷을 하나 펼쳐서 네게 보여준다. 옷걸이는 어째서인지 상대에게로…) 네가 입으면 되겠다! (네게 옷을 억지로 쥐여주고선) ……이상하다니, 뭐가. (유난히 이런 곳에선 거짓말이 어려웠다. 자신도 참기 힘들었는지 한쪽 눈이 어설프게 찌푸려진다.) 여기서 *그때처럼* 놀면… 무언가 돌아올지도 모르잖아.
레마야 뭔들 잘 어울리는 편 아닌가요. (하다가... 받아들고 멀뚱.) 저도 갈아입어야 하는 건가요. 그냥 구경만 하는 건 안 되나요. (시키면야 하긴 하겠지만.) 뭐가요. 당신 눈 색? (쥐어준 옷이나 들고 위에서 아래로 훑어 봤다. '시대상이 느껴지네요, 이거.' 단순한 감상 한 마디.) 집에 돌아가거든 놀랄 사람이 많을 테니까, 그건 확실히 돌아오는 게 좋겠어요. 근데 그때라면 언제?
한 번만 입어줘. (쉬운 일은 두 번만 얘기하면 들어준다는 걸 안다. 제 옷가지를 마저 고르고선) 눈 색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잖아. (적어도 잃어버린 것 중에선.) …돌아오면 좋고, 아니면 마는 거지. (구태여 마지막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안 듣느니만도 못한 대답일 게 분명하니까.)
(그리고 그런 것들은 변하지 않아서, 어깨 한 번 으쓱이고 겉옷만 벗어 놓고 받은 옷을 티셔츠 위에 바로 걸쳐 입었다. 묘하게 언밸런스해진다.) 뭐, 저야 원래 색이 좀 더 좋았으니까요... 지금은 약간 *악마* 같네요. (농담조.)
*Dammit!* (감탄사처럼 날려주곤 그사이에 이쪽은 풀착장으로 갈아입고 온다. 마찬가지로 세트란 개념이 없다 보니 언밸런스하긴 마찬가지.) 악마라, 픽업트럭만 있으면 완벽했겠는데. 깍쟁이 같은 콜롬비아도 있으면 더더욱. 흐흐, 이리로 와 봐……. (아저씨처럼 굴면서 시끌시끌한 광장으로 질질 끌고 간다.)
(질질 끌려가며...) 이거 혹시 또 타임 워프 댄스 타임?